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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흐르는 기적, 그리고 생명의 빚

 

인생을 살다 보면 오직 ‘운’이나 ‘상식’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일들이 있습니다.

벼랑 끝에 서서 절망하고 있을 때 선뜻 내밀어진 따뜻한 손길, 그리고 목숨을 건 생사의 갈림길에서 교차하는 거룩한 인연. 이 이야기는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계시는 은인, 정 회장님(정씨 종친 회장님)과 저희 부부의 삶을 가로지른, 거짓말 같지만 진실된 기록입니다.

 

1. 12년의 묵묵한 수발, 그리고 바다 건너온 구원의 손길

 

지리산 맑은 자락, 그곳에는 말없이 산처럼 깊은 자리를 지키고 계신 정 회장님이 계십니다.

 

정 회장님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숭고한 드라마였습니다. 회장님의 부인께서는 파킨슨병이라는 가혹한 병마로 1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답답한 병원 생활을 거부하시는 부인을 위해, 정 회장님께서는 부인께서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 집에서 친히 손발이 되어 묵묵히 수발을 들어주셨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병원으로 모시고 오가는 고되고 외로운 길이었지만, 정 회장님께서는 단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셨던 진정한 거인이셨습니다.

 

정 회장님께서는 제 아내인 ‘마스터 김’이 기수련 마스터가 되기 전, 공무원 생활을 할 당시 같은 사무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소중한 직장 동료이자 대선배님이셨습니다.

 

저희 부부가 미국으로 이민을 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저희에게도 커다란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아내(마스터 김)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다음 갑상선 호르몬 이상으로 몸무게가 65kg에서 54kg까지 앙상하게 빠져버린 것입니다.

기운이 완전히 빠져나가 온종일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당장 한 달 집세 내기도 벅찬 가난한 이민자 형편에, 아내를 치료하기 위한 한국행 비행기 표나 병원비는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는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때, 멀리 지리산에서 당신께서도 부인의 병간호로 몸과 마음이 지쳐 계셨을 정 회장님께서 제 아내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조건 없이 아내가 한국에 들어와 요양할 수 있도록 직접 비행기 표를 구하여 보내주셨습니다.

"지체 말고 들어와서 몸부터 살리게나."

 

한국에 도착한 아내는 한림병원에서 갑상선 이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그분의 지인이 원장으로 있는 부산의 한의원으로 친히 발걸음을 함께해 주신 분 역시 정 회장님이셨습니다. 진단비부터 한약 처방 비용까지 모두 정 회장님 본인의 사비를 털어 지불해 주셨습니다.

 

"아직 눈동자가 튀어나오지는 않았네요. 살릴 가능성이 보입니다. 약을 지어드릴 테니 함께 치료해 봅시다."

한의사 선생님의 따뜻한 말씀에 희망의 불씨가 살아났습니다.

 

타국에서 집세 내기도 급급하던 시절, 정 회장님께서 베풀어주신 손길은 단순한 금전이 아니었습니다. 제 아내의 생명을 다시 일으켜 세운 구원의 밧줄이셨습니다. 너무나 미안하고 고마웠던 아내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울리는 약속을 올렸습니다.

 

"회장님, 이 신세는 꼭 갚겠습니다. 혹시 돈으로 다 갚지 못한다면... 저희가 행하는 기수련(Ki-Sun training)도 있지만 조상님의 업과 한, 병고를 씻어내는 제령 영수 천도식이라는 것도 하고 있는데, 그것을 통해서라도 이 큰 은혜를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2. 기적의 회복, 그리고 시작된 이상한 징후들

 

아내는 한약과 병원 약을 가지고 LA로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기수련과 기도, 그리고 코리아타운 거리를 몇 시간씩 마냥 걸으며 운동을 병행하였습니다.

"평생 갑상선 약을 안고 살아야 한다"던 의사의 절망적인 말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독한 약을 하루 2알씩 먹던 것에서 몸의 컨디션을 체크하며 서서히 줄여나갔고, 약 1년 후에는 약 없이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습니다.

 

(훗날 이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15년만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 2024년과 2026년 모두 "갑상선 이상 없음"이라는 기적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아내가 건강을 극복해 가던 과정에서, 지리산의 정 회장님으로부터 카카오톡 전화로 가끔 안부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은 들을수록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 이상한 사건들이었습니다.

 

1. 경운기 전복 사고:

정 회장님께서 경운기에 짐을 가득 싣고 높은 언덕을 올라가시던 중 경운기가 뒤집혔는데, 깔리기 직전 겨우 피하셔서 작은 생채기만 난 채 목숨을 건지셨다는 이야기.

 

2. 의문의 갈증과 교통사고:

차를 몰고 집을 나선 지 10분 만에 당장 물을 마시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 같은 강렬한 예감이 들어, 차를 세우고 편의점에서 물을 사 마셨다고 합니다. 5분 정도 지나 출발했을 때 바로 눈앞에서 끔찍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셨고, 정 회장님께서 피해자 구호와 119 신고를 해주셨습니다. 만약 물을 사지 않으셨다면 정확히 사고가 나는 시점에 그곳을 통과하셨을 터였다고 합니다.

 

3. 저승사자와의 사투, 그리고 대신 떠난 생명

 

그리고 우리가 LA 코리아타운에서 1200m 고지대의 필란으로 이사한 이후, 정 회장님께서 꿈에서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꿈속에서 시커먼 한복을 입은 두 사람(저승사자 같았다고 합니다)이 나타나 "이제 때가 되었으니 가자"라며 정 회장님을 데려가려 했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기운에 눌려 옷을 챙겨 입고 따라나서려는데, 갑자기 제 아내(마스터 김)가 나타나 그들의 앞을 막아서며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무슨 짓입니까! 이분은 절대로 데려갈 수 없습니다!"

저승사자들과 아내 사이에 팽팽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아내는 땅이 파질 정도로 강력하게 그들을 밀쳐내며 절대로 못 모셔간다고 버텼습니다. 당황한 저승사자 중 한 명이 물었습니다.

"그러면 이 사람 대신 저 개라도 데려가도 되겠느냐?"

"그건 내가 알 바 아니고, 이분만큼은 절대로 못 데려갑니다!"

그 꿈에서 깨어나신 정 회장님은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 계셨습니다.

 

정 회장님의 집에는 약 60Kg 정도 나가는 크다란 개가 있었답니다. 그 개는 호랑이 무늬를 하고 있었고, 잘 생기고 똑똑하고 주인을 잘 따르는 충성심도 강해서 그 개를 보고는 100만원을 줄테니 팔아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꿈을 꾸고 난 다음 날 아침, 늘 현관문 앞에서 정 회장님을 기다리던 그 개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불러도 오지를 않아서 이상하게 여겨 마당 한켠의 개집으로 가보았더랍니다. 그 개는 개집 안에서 앞으로 턱을 고인 채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정 회장님께서 만져보시니 이미 차갑게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고통스러워하며 발버둥 친 흔적도 없이, 그저 주인을 기다리듯 너무나 정갈하게 누워있었던 것입니다. 그 개는 주인이신 정 회장님의 목숨을 대신 짊어지고 세상을 떠난 것 같았습니다.

 

4. 영혼의 빚을 갚다: 24일간의 천도식

 

전화 너머로 그 절절한 이야기들를 들은 아내와 저는 가슴이 묵직해졌습니다. 이제는 저희가 약속을 지켜야 할 때였습니다.

"회장님께 받은 은혜가 있는데, 신세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정 회장님의 조상님 천도식을 올려드리면 어떨까요?" 마스터 김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희는 미국 LA 필란에 있었고 정 회장님께서는 한국 지리산에 계셨지만, 시공간을 넘어 유튜브 라이브 영상으로 마음을 연결했습니다. 그렇게 정 회장님의 돌아가신 모든 조상님을 위한 24일간의 제령 영수 천도식을 정성껏 올려드렸습니다.

 

의식을 아무런 무리 없이 마무리 지은 이후, 거짓말처럼 정 회장님을 괴롭히시던 이상한 일들과 불길한 꿈은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5. 은혜는 바람을 타고 돌아온다

 

훗날 저희 부부가 15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때, 정 회장님께서는 창고에 여유 공간이 많다시며, 저희 이삿짐을 선뜻 보관해 주셨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저희 부부에게 참으로 한없는 은혜를 베풀어주신 분이십니다.

벼랑 끝에 있던 제 아내의 생명을 살려주셨던 정 회장님의 따뜻한 은혜가, 먼 훗날 회장님의 목숨을 구하고 평안을 되찾아드리는 거대한 기적이 되어 돌아간 것입니다.

 

이제 지리산에서 평안하고 소박한 일상을 누리고 계신 정 회장님께, 저희 부부는 다시한번 가슴 깊은 곳에서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을 올려드립니다.

Korea Taoist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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